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습관처럼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를 찾게 된다. 좋아하는 계절인 여름을 예쁘게 담아낸 작품이 유독 많아서일까. 그래서인지 살아보고 싶은 가상의 공간을 묻는 질문엔 늘 지브리 영화 속이라고 답해왔다. 나에게만큼은 낭만의 다른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브리 스튜디오.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그 감성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공간들이 나의 동네에도 있다. 실제로 모티프가 된 곳은 아니지만 충분히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즐길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인천 가볼만한곳 BEST 3
내가 사랑하는 공간에서 만난 지브리

1. 샹끄 발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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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노래나 부르면서 여유를 부리고 싶어질 때면 마녀배달부 키키가 생각난다. 정확히는 키키가 일거리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던 오소노의 베이커리가 맞겠다. 빨간 벽돌로 지어진 작은 빵 가게, 그리고 선반 가득 채워진 갖가지 종류의 고소한 빵들. 대단히 아름답거나 충격적인 장면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포근한 분위기 때문인지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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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 위치한 샹끄 발레르도 빨간 벽돌로 지어진 외관이 눈길을 끈다. 매장 밖에는 잠시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테라스도 마련돼있다. 반짝이는 유리 소재의 건물이 숲을 이루는 도시에서 붉은 벽돌집은 이렇게 그 자체로 존재감을 자랑한다. 프랑스와 일본에서 유학 경험이 있으신 셰프님 덕분일까 전체적인 가게의 분위기가 유럽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속 빵집과 묘하게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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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간판 메뉴는 소금빵이다. 오전 12시에서 3시 사이에만 생산이 되고 빠르게 품절되는 편이다. 놀랍도록 단순한 조합에 의심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방문했지만 두 개를 주문해 그 자리에서 맛보았고 결국 다섯 개를 더 포장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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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빵을 한 손에 들고 베어 물면 기다렸다는 듯 고소한 버터향이 가득 퍼진다. 겉바속촉 같은 뻔하고 재미없는 표현을 왕왕 사용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이곳의 소금빵에게는 아깝지 않았다. 날씨 좋은 테라스에서 이런 빵이나 먹고 앉아있는 인생이라니. 확실히 이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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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빵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빵과 구움과자가 준비되어 있다. 바나나크림을 넣어 시나몬 슈가를 뿌린 크로와상과 달콤한 소보로가 매력적인 메론빵도 맛이 좋았다. 완벽한 빵 한 조각과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영화 속 키키가 되어보는 시간, 가져보는 건 어떨까?

– 운영시간 :
매일 09:00 – 21:00
– 소금빵 나오는 시간 :
매일 12:00 – 15:00

2. 로즈 스텔라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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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고 있다. 온 사방에 초록이 충만한 계절, 상쾌한 풀내음이 기분 좋은 이 계절을 나는 사랑한다. 지난달, 제법 따뜻해진 밤공기를 마시며 마루 밑 아리에티를 보았다. 목숨을 걸고 생계를 이어나가야 했던 아리에티의 인생은 서바이벌 그 자체였지만 그녀의 가족이 세 들어 살던 쇼우의 정원은 그런 인생마저 아름답게 보일 정도로 이상적인 여름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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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우의 정원보다 어쩌면 더 영화 같은 이곳은 계양구에 위치한 로즈 스텔라 정원이다. 1995년 어머니의 꽃집에서 시작해 현재는 모녀가 함께 꽃집 겸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카페보다 일찍 문을 닫는 편이니 미리 운영시간을 참고해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배경음악처럼 들리는 새소리가 거짓말 같았고, 여기저기 건강하게 피어있는 계절 꽃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색빛깔 정원부터 엔틱한 소품이 가득한 내부까지 모녀 사장님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특히 화단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소품들은 정말로 영화 속 아리에티 가족의 보금자리를 떠오르게 하기도 했다.

적당히 구경을 마치고는 레몬 에이드 한 잔과 말차 카라멜 케이크를 주문했다. 원래는 쌉싸름한 뒷맛 때문에 말차가 취향이 아닌 사람이지만 이런 곳에서라면 왠지 도전해보고 싶었다. 약간의 걱정이 무색하게 풍부한 크림과 폭신한 시트가 조화로웠고 당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달콤한 말차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레몬 에이드는 로즈마리 잎과 팬지꽃을 올려 내어주셨다. 사실 꽃잎 한 장이 더해진다고 맛에 큰 변화가 생긴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음료 한 잔에도 정원의 향기를 담으려 한 사장님의 센스가 엿보여 마시는 내내 즐거웠다. 달콤 쌉싸름한 말차 케이크와의 조화도 물론 훌륭했고.

매장 내부와 바깥에는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식물들이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오로지 식물들만을 위한 유리온실 역시 감각적인 사장님들의 손길을 구석구석 느낄 수 있었다. 방문 전, 예약을 하면 꽃다발 제작도 가능하다. 기분 좋은 티타임 후 나에게 주는 선물로 꽃다발을 주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 운영시간 :
화요일 ~ 일요일  11:00 – 18:30

*월요일 휴무

3. 작은 식당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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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나 세상이 다 무너지는 날이 오더라도 나는 생각보다 쉽게 일어날 수 있겠다.’ 포뇨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나에게 의미 있는 몇 가지의 단어 만으로도 내 세상은 이미 잘 굴러가고 있으니깐. 어린 포뇨에게는 햄을 올린 인스턴트 라면과 소스케가 그런 것이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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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뇨가 후후 불어먹던 라멘이 떠오를 때마다 생각나는 가게가 나에게도 있다. 인천 구월동에 위치한 작은 식당 우는 그 이름처럼 정말 작은 공간이다. ‘ㄷ’ 자로 위치한 테이블이 전부인 공간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푸근한 인상의 사장님이 메뉴판을 건네주신다.

대표 메뉴는 단연 라멘. 계절에 따라 준비되는 종류가 다르다. 이 계절에 방문한다면 소유라멘과 냉라멘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밥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소고기 고명이 올라간 규동도 준비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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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송골 땀이 맺힐 정도로 더운 점심이었지만 첫 끼니는 따듯한 국물로 하고 싶어 소유라멘을 주문했다. 멸치를 사용해 맑게 끓여낸 육수가 특징이며 구운 대파와 얇게 썰어올린 차슈 토핑이 올라간다. 라멘 하면 떠오르는 묵직한 돼지 육수는 아니지만 그래서 여름이라는 계절과 어울린다. 적당히 단단한 면의 식감도 좋았고 기본 토핑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원한다면 맛달걀이나 차슈를 추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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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 남짓 되는 공간 곳곳에선 소소하지만 확실한 사장님의 취향을 느낄 수 있었다. 무심하게 놓여진 만화책들과 포스터 덕인지 마치 일본의 작은 골목 식당에 와있는 것도 같았다. 이렇게 부담 없이 점심 한 끼를 하기에도 좋지만 선선한 밤엔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을 곁들여도 좋을 것 같다.

– 운영시간 :
화요일 ~ 토요일 11:30 – 21:30

*일요일, 월요일 휴무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낭만적이다. 나의 동네에서 발견한 오소노의 빵집도 누군가에겐 그냥 가게에 그칠 수 있겠지만 생각을 달리한다면 동경하던 영화 속 공간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무더운 여름이 성큼 찾아오기 전에 나만의 낭만을 찾으러 발길 닿는 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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