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것만큼 가슴 설레는 일이 없다.
여행을 여럿 다니면서 한눈에 마음을 사로잡힌 곳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생각나는 여행지가 있다. 그중 한 곳은 바로 런던. 마지막 날 소매치기를 당하는 바람에 좋았던 시간마저 배신감이 들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만한 여행지가 또 없다 싶다.

여행자의 시선에서 본 런던은 낮과 밤의 모습이 정말 다르다. 낮 시간엔 티룸에 앉아 차를 홀짝이거나 잔디밭에 누워 햇빛을 맞는 모습은 분주함 속에서 여유를 찾는 듯 보인다. 밤에 되면 거리로 나와 아무렇게나 서서 맥주를 즐기는 모습에 분위기만으로 취하는 듯하다. 하루에도 날씨가 여러 번 바뀔 정도로 변덕이 심하다고 했는데 내가 있는 동안에는 날씨도 나이스했고.

중절모에 트렌치코트, 장우산은 들지 않았지만, 잠시 동안 런더너가 되어보았다. 여행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다녔던 그 날의 기록. 찬란한 역사와 활기찬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런던을 소개한다. 

런던 여행 스팟 BEST 4
잠시 런더너가 되어보겠습니다

1. 템스강

런던 가볼만한곳 템즈강

런던 시내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장시간 비행에 피곤해 눕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 무작정 나왔다. 마침 눈에 띄기도 했고, 강을 가장 좋아하기에 런던 첫 번째 여행 코스로 고른 템스강. 

런던 가볼만한곳 템즈강

템스강은 346km의 긴 길이를 자랑한다. 템스강에 떠 있는 섬은 80개, 214개의 다리가 이 강을 건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템스강을 따라 걷다 보면 런던 시내를 다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런던 가볼만한곳 템즈강

템스강 앞 벤치에 앉아 여유를 즐겨도 보고, 풀밭 위 각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보며 미소 짓기도 한다. 그러다 첫 번째 스팟, 국회의사당을 마주쳤다. 흩날리는 각국의 국기들이 잘 왔다고 인사라도 하는 듯 보인다. 아쉽게도 런던의 명물인 빅벤은 보수 공사 중이라 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 

런던 가볼만한곳 국회의사당

이쯤 오면 대형 관람차 런던아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런던아이를 타면 지상 135m의 높이까지 올라 30분 동안 런던의 전경을 360°로 감상할 수 있다. 런던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으니 한 번쯤 타볼 만한 가치가 있다. 겨울에는 윈터 원더랜드가 펼쳐지는 곳이니 과연 사계절 반짝이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런던 가볼만한곳 템즈강

이렇게 강을 따라 트라팔가 광장까지 향했다. 광장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내셔널 갤러리도 함께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 

런던 가볼만한곳 트라팔가 광장

강 따라 걷다 보면 볼거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런던 여행을 떠난다면 구글맵을 켜고 템스강을 찾아보자. 그곳에 런던의 모습이 있을테니. 

>> 템스강 런치크루즈 바로가기

2. 스카이가든

런던 가볼만한곳 스카이가든

런던에는 여행객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주는 전망대가 있었으니 바로 스카이가든. 런던을 대표하는 무료 전망대로, 35층에 실내 정원을 조성해 런던에서 가장 높은 퍼블릭 가든으로 꼽힌다. 

런던 가볼만한곳 스카이가든

들어서자마자 실내라고는 믿기지 않는 개방감이 느껴진다. 높은 층고, 바닥을 제외하고는 모두 통유리로 되어있어 막힘이 없다. 유리 너머로는 런던의 랜드마크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지상 낙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내부는 이름에 걸맞는 초록초록한 식물들로 가득 차있다. (남아프리카와 지중해에서 가져온 식물들이라고 한다)

이 순간을 느긋하게 즐기고 싶어 카페에서 당근 케이크를 주문했다.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케이크 한 조각에 풍경을 곁들여 음미해 본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지다가도 뒤에서 안아주는 정원의 포근함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런던 가볼만한곳 스카이가든

배도 채웠겠다, 시내를 더 선명하게 보고 싶어 바깥 테라스로 나갔다. 런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야속한 바람에 예쁘게 나온 사진이 한 장도 없다. 두 눈과 카메라로 그 모습을 담은 후 다시 내부로 들어왔다. 나름의 휴식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까지 모든 게 완벽한 이곳. 계단을 올라가면 숲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면서 하늘과 가까워지는 기분이다. 도심 속 힐링을 느끼기에 여러모로 제격인 곳이다. 

영국 최초의 초고층 빌딩이자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더 샤드를 조망할 수 있어 인기이기도 하다. 더 샤드의 전망대가 부담스럽다면 스카이가든을 찾아보자. 시내 한가운데 있어 접근성도 좋다. 참고로 홈페이지를 통해 방문 일자와 시간을 미리 예약해야 한다. 야경을 보고자 한다면 레스토랑이나 바 예약은 필수다. 

3. 버로우마켓

런던 가볼만한곳 버로우마켓

런던 여행에서 마켓 구경은 필수다. 마켓만 돌아도 하루가 금방. 런던의 4대 마켓이라는 캠든, 버로우, 브릭레인, 포토벨로를 모두 가봤지만, 그중 한 군데만 추천한다면 단연 버로우 마켓을 추천하고 싶다. 

런던 가볼만한곳 버로우마켓

식료품 저장고라 불리는 버로우 마켓. 2014년에 무려 1,000주년을 맞이한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마켓이다. 

본격적인 구경에 앞서, 마켓 앞에 있는 몬머스카페에 들렸다. 여러 지점이 있지만 마켓 앞에 있어서 그런지 더욱 힙한 느낌. 플랫화이트를 시켜 자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무리 사이로 들어갔다. 한 모금만 마셔봐도 왜 많은 이들이 인생 플랫화이트라 칭하는지 알 수 있다. 

런던 가볼만한곳 버로우마켓

먼저, 풍기는 맛있는 냄새에 정신을 부여잡고 한 바퀴를 둘러보았다. 버로우마켓 맛집을 사전에 찾고 간지라 내 픽은 오이스터. 한국의 굴 값을 생각하면 절대 먹지 못하지만, 유럽에 나온 이후로 한 번도 먹지 못했기 때문에 그 맛이 그리웠다.

주문한 후, 굴을 받아서 소스와 레몬, 라임 등을 기호에 맞게 더하면 된다. 큼지막해 입 안에 넣었을 땐 참 좋지만, 솜사탕처럼 금세 사르르 사라지니 아쉬울 따름. 달큰하고 싱싱한 맛에 열 개라도 부족하다. 

런던 가볼만한곳 버로우마켓

피쉬앤칩스는 물론, 핫도그, 빠에야, 커리, 팟타이 등 세계 각국의 스트릿 푸드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런던의 마켓을 들린다면, 넉넉한 지갑과 홀쭉한 배는 필수다. 

4. 테이트모던 & 밀레니엄브리지

런던 가볼만한곳 밀레니엄브리지

런던 여행을 한다면 이 다리는 몇 번은 건너리라 생각한다. 사우스뱅크와 런던 시내를 연결하는 밀레니엄브리지는 2000년에 만들어진 다리다. 주변의 다른 다리들과는 다르게 모던하고 슬림한 디자인으로, 유리와 철골 구조로만 이루어졌다. 

런던 가볼만한곳 밀레니엄브리지

세인트 폴 대성당 다음 코스로 테이트 모던을 잡았다. 이때 빙 돌아가지 않게 해주는 다리가 바로 밀레니엄브리지다. 다리를 건널 때 주목할 게 하나 있다. 발아래에서 알록달록한 무언가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껌.

버려진 껌에 그림을 그려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아티스트 벤 윌슨의 작품이다. 다리 뿐만 아니라 런던 시내 바닥에서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으니 런던 여행 시 발아래를 주목하는 게 좋겠다.

런던 가볼만한곳 테이트모던

테이트모던은 세계 각국 현대 미술의 보고다. 영국의 예술 재단인 테이트가 뱅크 사이드 화력 발전소 건물을 개조해 2000년에 개관했다. 매년 470만 명 가까이 되는 관람객이 찾아오는, 런던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술관이다. 

사실 나는 전시가 목적이 아닌, 6층 카페에서 보는 뷰가 좋다고 해서 방문했다. 그렇기에 미술 작품은 눈으로 슥 보는 정도로만 감상하고 가장 높은 곳으로 올랐다. 들어서자마자 세인트 폴 대성당이 유리창 가득 맞아준다.

창가 자리에 앉아 흐르는 템스강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셨다. 해 질 무렵 방문해 저물어가는 하늘을 보니 더할 나위 없다. 

런던 가볼만한곳 밀레니엄브리지

내려오니 어느새 하늘이 어둑해졌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반짝임은 더욱 선명해져 강의 아름다움을 한껏 끌어올린다. 이 모습을 오랫동안 담고 싶어 강 따라 타워브릿지까지 걸었다. 속속들이 보이는 선물 같은 풍경에 코끝이 찡해지는 기분, 머지않아 다시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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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런던에서의 시간은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어느 구역으로 들어서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느 구역에서는 세상 트렌디함에 시간을 앞서는 듯하다.

잠시 동안 런더너로 살아본 그날의 기록. 낯선 도시에서 마주했던 수많은 모습들은 오늘날 꿈같은 추억이 되어 지금의 나를 반짝인다.

우리는 언제쯤 여행의 설렘을 느낄 수 있을까. 그날이 머지 않아 찾아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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