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히 지내다 봐요’ 언젠가부터 상대방의 건강을 챙기며 안녕을 말하는 날들이 늘었다. 그런 약속들이 요새는 더더욱 기약 없는 인사말로 흩어지지만 분명한 건 건강이 최고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도 와닿는 요즘이다. 당장 멀리 떠날 수 없을 때, 몸도 마음도 건강한 기운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망원동의 플레이스를 소개한다.

망원 놀거리 BEST 3
건강한 음식과 문장으로 채우고 비우기

1. 다이너재키

망원 놀거리 다이너재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채식은 나의 일상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샐러드도 드레싱을 잔뜩 곁들여야만 간신히 챙겨 먹는 내가 고기 없는 식탁을 자처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 거라 생각했고 사실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하지만 ‘절대 못해’같은 건 세상에 없다는 엄마의 말처럼 조금의 시간이 더 흐르고 나는 채식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망원 놀거리 다이너재키

다이너재키는 망원동의 작은 주택을 개조해 만든 채식 식당이다. ‘채식 = 풀밭’과 같은 고정관념도 이곳에선 통하지 않는다. 다이너재키는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두부를 이용해 리코타 치즈의 식감을 구현해내고, 아보카도에서는 연어 맛이 나는 곳. 지금 이 순간 그 옛날의 말도 안 되는 콩고기 같은 게 스쳤다면 자연스레 접어두길. 대체식치고 괜찮다는 평가만으로는 부족할 만큼 전부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망원 놀거리 다이너재키 망원 놀거리 다이너재키

나의 픽은 감자빵과 가지롤이다. 지난번부터 가지를 싫어한다는 사람치고는 꽤 자주 가지 음식에 도전하는데, 낡아빠진 고정관념이 바뀌는 경험을 하다 보면 좋아하는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경험보다 이런 기억이 더 소중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튀김은 우스갯소리로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데. 가지에 얇은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내고 토마토소스와 함께 제공한다.

생각보다 의외였던 감자빵. 물론 빵 자체도 좋았지만 함께 나오는 코코넛 버터가 메인이다. 버터를 가득 넣어 구운 빵에 또 버터를 발라먹는 걸 낙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코코넛 버터라…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버터 특유의 묵직함은 없었지만 꼭 그게 아니라도 맛있는 버터일 수 있구나 생각했다. 코코넛 특유의 달큼한 향은 없었지만 그에 버금가는 고소한 향이 기분 좋았다. 빵의 개수에 비해 버터가 넉넉한 편이라 남은 버터는 가지롤과 함께 나오는 밥 위에 녹여 먹었다.

망원 놀거리 다이너재키

매장의 곳곳에서는 동물권에 대한 책이나 문구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채식을 하는 이유는 모두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어땠든 누군가의 건강한 삶을 소망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결을 지닌다. 성실한 고민으로 보다 이로운 방향을 제안하는 곳, 다이너재키이다.

– 운영시간 :
평일 11:00 – 21:00
주말 11:00 – 21:30

2. 락떼스피릿

망원 놀거리 락떼스피릿

그러니까 다 때가 있다는 말은 정말이지 틀리지 않았다. 커피 같은 걸 어떻게 ‘즐겨’마실 수 있는 거냐며 고개를 내두르던 중학생 소녀는 이제 카페인 없이 힘찬 하루를 상상할 수 없는 성인으로 자랐다. 이게 과연 건강한 성장인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스물여섯의 나는 커피를 사랑한다. (포스팅마다 카페가 빠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망원 놀거리 락떼스피릿

락떼 스피릿은 특유의 분위기가 인상적인 라떼 전문점이다. 얻게 된 정보에 따르면 홍대에서 오랜 시간 DJ를 하시던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카페라고 한다. 서부는커녕 미국 땅도 밟아본 적 없는 사람이지만 노란빛이 감도는 우드 소재의 외관에서부터 카우보이 감성이 진하게 느껴졌다.

망원 놀거리 락떼스피릿

이곳의 대표 메뉴는 라떼이다. 이름부터 락떼 스피릿인 곳에 다른 음료를 마시러 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아메리카노가 최애인 사람도 이곳에선 라떼를 마셔야만 한다. 라떼는 기본과 비엔나 바닐라를 제공하고 두 가지 사이즈로 즐길 수 있다.

식사 후 조금 더 달콤한 맛을 즐기고 싶었던 나는 비엔나 바닐라를 주문했다. 라떼 위에 달콤한 비엔나 크림이 올라간다. 꿀떡꿀떡 넘어가는 일반 라떼와는 달리 우유 양이 적어 진하고 달콤한 게 특징. 꾸덕꾸덕한 크림은 아이들도 즐길 수 있을 만큼 달콤하지만 뒤따라오는 진한 음료의 맛은 분명 어른의 것이다. 첫맛과 끝 맛이 달라 묘한 매력을 지닌 녀석.

망원 놀거리 락떼스피릿

누구나 나와 갖는 시간은 중요하다. 사람은 사람으로 산다지만 외려 타인과의 건강한 교류를 위해서는 더욱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올드록이 흘러나오는 카페는 의외로 혼자 시간을 보내기 좋다. 공간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우러져 무엇 하나 어색한 게 없다. 오래된 엘피 판도, 천장 가까이 설치된 스피커도 오로지 이곳을 위해 제작된 것처럼 말이다.

– 운영시간 :
수~일  12:00 – 21:00
*월, 화 휴무

3. 당인리 책발전소

망원 놀거리 당인리 책발전소

무언가 일상에 스며든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말 그대로 스민다는 표현에는 ‘나도 모르게’라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에. 그렇게 스며든 것들은 나의 일상 곳곳에서 말이나 행동, 마음가짐 등 비교적 다양한 형태로 발견된다.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갈수록 보고 듣는 게 참 중요하다고 느낀다.

망원 놀거리 당인리 책발전소

당인리 책발전소를 처음 접했던 날은 잠시 혼란스러웠다. 서울 한복판에서 리(里) 단위의 지역명을 가진 상호를 발견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니까.무엇을 하는 곳인고.. 하니 당인리는 현 마포구의 과거 명칭이라고 한다.

할인율도 낮고 찾는 책이 무조건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작은 책방을 좋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찌 됐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거쳐 이곳에 자리를 꿰찰 수 있게 된 작품들이 아닌가. 절대적으로 많은 양과 다양한 종류가 무조건 이기는 세상이 아니니까. 작은 책방에서 구매하는 책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망원 놀거리 당인리 책발전소

계절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들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7월의 당인리 책 발전소에서는 ‘여름’을 주제로 한 추천 도서와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당장이라도 파도가 일렁일 것 같은 색감의 파란 책과 청량한 유리컵 등 머릿속에 동동 떠다니는 여름을 한데 모아놓았다.

2층은 1층에서 책을 구매한 손님들이 조용히 작품을 읽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손에 들린 것이라면 핸드폰이 익숙한 세상에서 각자 한 권씩 붙잡고 천천히 종이를 넘기는 광경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끔은 다채롭고 간편한 디지털 콘텐츠는 잠시 접어두고 건강한 문장들로 시간을 채워보는 건 어떨까?

– 운영시간 :
월~토 11:30 – 22:00
*일요일 휴무


‘건강하다’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 몸과 마음이 필요로 하는 것들에 조용히 귀 기울일 때, 그것은 생각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 건강한 음식과 문장들로 나를 채우고 또 비우는 행위, 망원동의 공간들과 함께라면 이제 더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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