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단길’이라 이름 붙은 거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로변의 화려함보다 뉴트로 정취와 감성을 찾아다니던 2030의 골목길 수요가 늘면서 n리단길이 유행이 된 거 같기도 하다. n리단길이 지금처럼 많아지기 전, 카페와 맛집이 들어서기 시작한 송파동의 한 거리는 ‘송리단길’로 불리기 시작했다.

송리단길이 유명해질 즈음부터 맛집과 카페를 찾아 나들이하는 기분으로 들르곤 했었다. 어쩌다 보니 송리단길이 출퇴근길이 된 지 2년이 됐다. 익숙함이 뭔지, 이제는 예전처럼 새롭거나 설레는 마음으로 지나진 않지만 예쁜 상점과 맛집이 즐비한 거리는 여전히 퇴근길 소소한 힐링이 되어준다.

아직 송리단길을 잘 모르는, 혹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준비했다. 송리단길 직장인이 픽한 송리단길 핫플을 소개한다.

송리단길 맛집
송리단길 직장인과 함께하는 진짜 맛집 여행

1. 만옥당

송리단길 맛집 만옥당

작지 않은 골목길, 허름한 나무 문이 보인다. 주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오래된 나무 문은 비밀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비밀 거처지 쯤 되어 보이기도 한다(미스터 선샤인을 너무 재밌게 봤나 보다). 유치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상상은 남에게 보이지 않으니, 공간에 머무는 잠시나마 개화기 여행자가 되어보는 것도 좋겠다.

송리단길 맛집 만옥당

개화기 컨셉으로 만든 만옥당은 시간이 잘 묻어난 동서양의 오브제​로 엔틱한 무드를 잘 만들어 냈다. 우드톤의 가구와 은은한 난색의 조명이 분위기를 한층 더한다.

송리단길 맛집 만옥당

나름 맛집 추천에 자부심을 갖고 있기에 예쁘기만 하다면 이번 편에 선정하지 않았을 거다. 커피 맛은 잘 모르지만 맛있는 커피는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만옥당은 공간만큼이나 커피 맛도 훌륭하다. 에디터 픽은 만옥비엔나. 달달하고 부드러운 크림을 커피와 함께 넘기면 별다른 디저트가 필요 없다. 만옥비엔나 하나로 충분하다는 말이다.

송리단길 맛집 만옥당

이곳은 유독 수제의 느낌이 강하다. 오픈된 키친으로 바리스타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디저트나 음료에 꽤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천천히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모습도 엔틱한 이곳과 잘 어울린다. 이런 사소한 모습들이 모여 공간의 아이덴티티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달까. 느림의 미학이 잘 어울리는 곳에서 차분하고도 달콤한 휴식을 즐겨보자.

– 운영시간 :
월~일 12:00 – 22:00
– 대표메뉴 :
만옥비엔나 6,000원
심연 6,000원
화연 6,000원
아메리카노 4,500원
수플레팬케이크 12,000원
– 주소 :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9 2층
– 문의 : 070-8154-0002

2. 글뤽 (Glück)

송리단길 맛집 글뤽

평일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갈 때면 줄곧 찾는 곳이다. 점심시간 한정 송리단길 최애 카페랄까? 4층 건물에 창이 둘러싸고 있어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살이 참 기분 좋다. 시원한 곳에서 볕 쬐는 걸 좋아하는 필자에게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독일어로 ‘​행복‘, ‘행운‘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글뤽을 소개한다.

송리단길 맛집 글뤽 송리단길 맛집 글뤽

필자는 식사 후 디저트 음료라떼를 선호한다. 약간의 기름진 듯 고소하며 묵직한 맛의 라떼를 좋아하는데, 글뤽의 라떼는 [업사이드] 원두를 사용해 한결 더 부드러운 맛으로 필자의 취향을 저격했다. 텁텁한 입안을 묵직한 커피 한 모금으로 눌러내는 맛은 식후 입가심으로 제격이다.

이런 커피는 달달한 디저트를 찾게 한다. 직접 구워낸 쿠키가 그 해답이니 다이어트는 잠시 접어두고 지금의 나에게 충실해 보자. 글뤽 쿠키는 주문 후 오븐에 한 번 더 구워 낸다. 열을 받아 촉촉해진 쿠키는 향과 식감 모두를 만족시킨다.

송리단길 맛집 글뤽

인더스트리얼 카페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어두컴컴하거나 콘크리트를 사용한, 다소 거칠고 투박한 공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서면 시원한 개방감과 더불어 밝은 느낌이 든다. 조명이 밝다는 의미라기보다 흰 백색 배경에 원색의 쨍한 오브제들이 하이틴 영화의 학교 식당처럼 화사하고 이색적인 느낌을 만든다. 이런 걸 보면 브랜드 네이밍을 참 잘한 거 같다. 들어선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이 드니 말이다.

– 운영시간 :
월~일 12:00 – 22:00
– 대표메뉴 :
아메리카노 4,500원
라떼 4,000원
넛넛크림 6,000원
더블시나몬 6,000원
쿠키/스콘 3,500원
– 주소 :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15 3층
– 문의 : 070-8775-1220

3. 다케오

송리단길 맛집 다케오

송리단길을 그저 밥만 먹으러 오는 사람은 드물다. 좋은 분위기와 좋은 음식들을 즐기고 싶을 때 오곤 한다. 그에 맞게 공간과 음식의 퀄리티가 높아졌고, 동시에 가격도 비교적 높게 형성되었다.

점심 푸드코트로 이용하는 송리단길 직장인에겐 썩 반갑지만은 않다. 분위기를 즐길 때가 아닌 평일 점심시간에 분위기 값도 지불해야 하니 말이다. 다케오는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밸런스가 꽤나 좋다. 가격을 보면 점심 식사 값으로는 저렴하지 않다 생각할 수 있지만, 질 좋은 고기를 맛보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거다.

송리단길 맛집 다케오

다케오는 데판야끼 전문점이다. 데판야끼는 ‘철판에 그릴로 굽는다’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철판요리를 의미한다. 각종 식재료를 뜨거운 철판 위에서 즉석에서 조리해 낸다. 익어가는 소리와 조리 과정을 눈앞에서 즐길 수 있으니, 입에 넣는 순간까지의 기다림은 잠시 참아보자.

센 불에 익혀 육즙을 가둔 고기는 부드러운 식감과 풍미를 자랑한다. 이곳에 들른다면 대창을 주문하는 걸 강력하게 추천한다. 원래도 부드러운 부위가 센 불과 만나면 입에서 녹는다는 게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음식은 본연의 맛만큼이나 궁합도 참 중요하다. 소스와 숙주를 함께 곁들여 먹는다면 그 맛의 행복을 더할 테니 꼭 함께 즐기길 바란다.

송리단길 맛집 다케오

들어서는 입구에서 보면 심야식당에 나올법한 철판 조리대가 여러 개 보인다. 그 철판을 둘러싸고 좌석들이 배치되어 있어 일본식 바 같은 느낌이 든다. 식사도 좋지만 맥주 한 잔이 절로 생각나는 그런 곳이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 한 잔과 더할 나위 없는 안주로 바쁜 일상을 살아낸 자신을 위로해 주는 건 어떨지.

 운영시간 :
월~일 11:00 – 22:00
– 대표메뉴 :
토시살 12,500원
부채살 14,000원
믹스 호르몬 14,000원
대창 14,000원
생맥주 4,000원
– 주소 :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8 1층
– 문의 : 070-4468-6654

4. 주우동

송리단길 맛집 주우동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상 식당이다. 송리단길 직장인으로서 신상을 하루빨리 맛보겠노라며 평가단이 된 마냥 얼마 전 방문한 곳이다.

어쩌다 보니 일식당 두 곳을 소개하게 됐다. 일식을 좋아하는 취향이 묻어난 것도 있지만, 송리단길엔 라멘, 덮밥, 소바를 비롯해 유행처럼 번진 일본 음식을 파는 식당이 굉장히 많다. 주우동은 송리단길 많은 일식당 중 가장 일본다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싶다.

송리단길 맛집 주우동

우동을 요리로 생각하고 먹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일본식 우동은 돈까스나 초밥을 시키면 같이 오는 사이드 메뉴 혹은 휴게소에서 먹는 간단한 음식 정도였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직접 제면한 우동을 맛봤고, 더 이상 우동을 사이드 음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맛있는 우동(정확히 말하면 면)을 찾아다녔던 거 같다.

송리단길 맛집 주우동 송리단길 맛집 주우동

얼마 전 맛본 주우동 면은 기대 이상이었다. 직접 제면한 면을 사용해 우동을 만들어 낸다. 면을 좋아하기에 육수 없이 쯔유를 적셔 먹는 붓카케 우동을 선호하는데, 이곳의 붓카케 우동은 면의 탱글함과 달달한 쯔유가 굉장히 조화롭다. 근래 면을 이렇게까지 잘 뽑는 곳을 찾기 쉽지 않았는데 아주 흡족한 식사가 됐다. 온센타마고를 시켜 노른자에 우동을 적셔먹는다면 흐뭇한 식사가 될 테니 추가해서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 운영시간 :
화~일 11:00 – 22:00 (월요일 휴무)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 대표메뉴 :
붓카케우동 7,500원
텐푸라 가케 우동 8,000원
아나고 텐동 23,000원
온센다마고 1,000원
덴푸라카 14,000원
– 주소 : 서울 송파구 오금로16길 10-8 1층
– 문의 : 0507-1369-6076


송리단길이 누군가에겐 새로움과 설렘이 있는 곳일 수 있지만, 일상이 된 필자에겐 더 이상 특별한 곳은 아니다. 특별하지 않다 해서 좋지 않다는 건 아니다. 일상으로 희석된 특별함은 편안함이 되니 말이다.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도, 특별한 식사와 티타임을 갖기에도 적당한 송리단길에서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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